정동길은 서울 중구, 덕수궁 서쪽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 옛길입니다. 이름 그대로 '정동'(貞洞) 일대는 구한말 미국·영국·러시아 등 각국 공사관이 밀집했던 근대 외교의 중심지였고, 지금도 옛 러시아공사관 터·정동교회 같은 근대 문화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정동길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결정적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 2016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입니다. 극 중 주인공 김신과 지은탁이 함께 걷던 은행나무 돌담길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고, 방영 당시 이 길을 걷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골목이 붐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촬영을 기념하는 별도의 표지판이나 포토존이 있는 건 아니라서, 아무 정보 없이 가면 "그냥 예쁜 돌담길"로만 보일 수 있습니다. 드라마 장면을 미리 검색해 어느 구간인지 알고 가면 감흥이 훨씬 큽니다.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구간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이 만나는 은행나무 길로, 가을 단풍철엔 노란 잎이 돌담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다만 그만큼 평일에도 사람이 많으니 이른 아침이 비교적 한산합니다. 정동길 자체는 입장료 없는 공용 보행로로 24시간 개방돼 있으며,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혹은 5호선 서대문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