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와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조선 왕과 왕비가 잠든 능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면 꽤 놀랍습니다. 이곳은 선릉(宣陵)과 정릉(靖陵), 두 개의 능이 한 능역 안에 자리한 곳이에요.
선릉은 조선 9대 왕 성종과 그의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입니다. 하나의 정자각(제사를 지내는 건물)을 두고 서로 다른 언덕에 각각의 능침을 조성한 "동원이강릉" 형식으로, 정자각 앞에서 봤을 때 왼쪽(서쪽) 언덕이 성종, 오른쪽(동쪽) 언덕이 정현왕후의 능입니다. 1494년 성종이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495년 조성됐습니다.
정릉은 성종의 아들이자 조선 11대 왕인 중종의 능입니다. 원래 다른 곳(경기도 고양)에 있었으나, 1562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2009년, 남한에 있는 조선왕릉 40기가 한꺼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선릉과 정릉도 그중 하나입니다. 600년 가까이 이어진 왕릉 제도와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는 점이 등재 이유였습니다.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강남 도심 한복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산책 삼아 걷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실제 왕릉(능침)은 보호를 위해 가까이 접근할 수 없고, 정해진 관람로에서 멀리서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운영시간은 06:00~21:00(계절에 따라 다소 변동 가능)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