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21대 소지왕이 서기 488년 정월 보름날 행차에 나설 때의 일입니다.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말했습니다. "이 까마귀 가는 곳을 살피십시오." 왕은 장수를 시켜 따라가게 했어요.
동남산 양피촌 못 가에 이르러 장수는 그만 까마귀를 놓쳐버렸습니다. 이때 갑자기 못 가운데서 풀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봉투를 들고 나타나 "장수께서는 이 글을 왕에게 전하시오"라고 했다고 전해져요. 이 봉투 덕분에 왕이 위기를 피했다는 전설이 담긴 이곳은, 글이 나온 연못이라는 뜻에서 '서출지'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연못과 정자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으로, 조용히 전설을 곱씹으며 걷기 좋은 자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