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와 월성 사이, 신라 김씨 왕족의 탄생 설화가 깃든 숲 — 계림입니다.
신라 4대 왕 탈해왕 때 호공이 이 숲에서 닭 울음소리를 듣고 가보니, 나뭇가지에 금궤가 빛을 내며 걸려 있었습니다. 왕이 직접 숲으로 가 궤를 열자 그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고, 성을 김(金), 이름을 알지라 하니 이가 바로 경주 김씨의 시조입니다.
원래 이름은 시림·구림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닭이 우는 숲'이라는 뜻의 계림(鷄林)으로 불리게 됐고, 훗날 이 이름이 신라라는 국호 대신 나라 전체를 가리키는 별칭으로도 쓰일 만큼 상징성이 컸습니다.
왕성 바로 옆에 자리한 만큼 신성시되던 숲으로, 지금도 왕버들과 느티나무가 하늘을 가릴 듯 우거져 있고 북쪽에서 서쪽으로 작은 실개천이 굽이쳐 흐릅니다. 경내엔 1803년(조선 순조 3년) 세워진 김알지 탄생 기록비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숲 자체는 아담해 둘러보는 데 15~20분이면 충분하고, 별도의 전시·설명 시설 없이 안내판 위주라 사전에 설화를 알고 가면 훨씬 감흥이 다릅니다.
대릉원-계림-반월성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바로 연결돼 있어 함께 걷기 좋고, 봄철엔 이 길을 따라 유채꽃까지 피어 운치를 더합니다. 상시 개방이며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