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사유적지구는 2000년 11월, 호주 케언즈에서 열린 제2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천년 넘게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전역에 흩어진 문화유산을 하나의 지구로 묶은 것이라, 특정 건물 하나가 아니라 도시 자체가 유산인 셈입니다.
지구는 다섯으로 나뉩니다. 불교 미술의 보고인 남산지구, 신라 궁궐터인 월성지구, 왕릉이 밀집한 대릉원지구, 신라 사찰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황룡사지구, 수도 방어시설이 남은 산성지구입니다. 이 다섯 지구를 합쳐 문화유산 52건이 등재돼 있습니다.
그래서 경주 여행은 자연스레 "지구 순례"가 됩니다. 대릉원의 고분 사이를 걷다가, 첨성대를 지나 월성 옛터를 밟고, 다시 남산 자락의 불상들을 만나는 식으로— 각 지구가 걸어서 혹은 짧은 이동으로 이어져 있어, 하루 이틀이면 신라 천년의 흔적을 두루 훑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