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대 궁궐 중 가장 작고, 가장 조용하고, 유일하게 무료인 궁궐입니다. 1617년 완공돼 한때 100여 채의 건물과 어마(왕의 말)을 관리하는 부속 시설까지 갖췄던 큰 궁궐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학교를 짓느라 대부분 헐렸고 2000년대 들어 복원된 몇 채만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매력은 '화려함'이 아니라 '결핍의 미학'입니다 — 큰 궁궐이었던 흔적과 지금 남은 겸손한 규모 사이의 낙차가 묘한 인상을 줍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바로 붙어있어 한 동선으로 묶기 좋습니다.
5대 궁궐 투어를 목표로 한다면 시간 투자 대비 볼거리는 가장 적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 복원된 건물이 몇 채 안 되니까요. 하지만 '300년 된 궁궐을 혼자 독차지하는 기분'을 원한다면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인적 없는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궁궐이고, 서울역사박물관 관람 후 잠깐 산책하듯 들르기에 제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