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원산 북쪽 골짜기, 큰 바위굴 안에 새겨진 고려시대 불상 — 거창 가섭암지 마애여래삼존입상입니다.
뒤편의 돌계단을 오르면 자연 바위굴이 나타나고, 안쪽 남향 바위 면에 삼존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는 연꽃 대좌 위에 앉은 아미타여래, 좌우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배치한 구성으로, 얼굴이 넓적하고 눈·코·입이 작으며 귀는 크지만 밋밋한 게 특징이라 토속적인 인상을 줍니다.
각진 어깨와 밋밋한 가슴, 부자연스럽게 가슴 앞에 모은 팔, 막대처럼 뻣뻣한 다리 표현은 전형적인 고려시대 불상 양식으로 꼽힙니다.
특히 불상 오른쪽에 새겨진 글에 1111년 제작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어, 정확한 조성 시기를 알 수 있는 흔치 않은 마애불로 학술적 가치가 높습니다. 바위굴 아래엔 1770년대까지 가섭암이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그 시절 쓰였을 석재 일부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 데다 바위굴 내부가 좁고 어두워, 편한 신발과 조명 없이 볼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갖고 가는 게 좋습니다.
상시 개방이며 무료, 주차 시설은 없어 도보 접근이 필요합니다.